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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친 크렘린 정당도 대중 영향력 의식 … 푸틴 재집권해도 민주주의 진전될 것-중알일보(2011.12.17)

소비에트 연방 붕괴 20년을 맞아 한·중·일·러와 미·영 등 세계의 러시아 정치 전문가들이 한국에 모여 러시아의 체제 전망을 논의했다.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연구소가 15~16일 서울에서 중앙일보와 JTBC 후원으로 개최한 ‘포스트 소비에트 20년과 현대 러시아의 정치 공간’ 학술대회에서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대권 도전과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나는 와중에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 다음은 주요 발제자의 발표 내용.

 ◆니콜라이 페트로프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교수=“2012년 대선의 변수는 똑같은 주체가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총선에서 표출된 대중의 참여 열기와 선거 부정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는 대선에 새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크렘린이 장악한 정당들조차 이제 대중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다. 푸틴 총리도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또 차기 정권이 스스로 현대화하는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다른 정치 체제로 대체될 것이다.”

 ◆세르게이 오즈노비시체프 모스크바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교수=“푸틴 총리는 최근의 대규모 시위에 온건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천안문 사태와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긍정적인 조짐이다. 일부 측근은 푸틴 총리를 도발해서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하겠지만,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푸틴 총리의 현대주의에 대한 갈망은 ‘전제주의적 민주주의’에 가깝다. 이런 인공적인 민주주의를 통한 현대화 추진은 어떤 식으로든 희생을 치르게 할 것이다.”

 ◆장세호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교수=“푸틴 총리가 대통령이었던 2000~2008년 대중은 민주주의적 가치보다 사회 혼란을 대체할 강력한 국가를 지향했다. 하지만 지금 대중은 ‘희망 없는 안정’에 냉소하며, 푸틴 총리에 대한 지지의 근거 자체를 회수하고 있다. 푸틴 총리를 중심으로 뭉쳐 있던 엘리트 그룹도 분열됐다. 현 메드베데프 정권에서 생겨난 개혁적 성향의 집단이 계속 생명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푸틴 총리가 복귀해도 민주주의가 퇴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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