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필자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의 비재현적
,
탈재현적 시도들을 음악
,
미술
,
영화
,
시
,
문학 등의 영역에서 고찰하는 글들도 이루어져 있다
.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부조리해 보이는 예술형식들이 재현이 아닌 현전의 미학에 기대어 있으며 이는 결국 숭고라는 미학적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이 책의 큰 주제라 할 것이다
.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기존의 예술의 경계 내에서 재현되지 않았던 것을 주목함으로써 예술의 한계를 넘어선다
.
빛의 작용의 결과로 달라지는 대상이 아닌 빛 그 자체를 그리고
,
예술적 오브제의 형상이 아닌 예술 질료의 정신성과 절대성에 대해 말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회화의 탈재현적 시도들로부터
,
세계의 움직임과 음악적 시간 그 자체를 표현하려 했던 스트라빈스키의 리듬
,
혁명에 의해
‘
변한
’
완결된 세계가 아닌 그 과정 중에 있는
‘
변화하는
’
유기적 총체로서의 세계의 모습에 천착한 필로노프의 폭발할 듯 채워진 화폭
,
가장 현란한 언어를 구사한 작가 고골의 소설을 무성영화로 만들려 했던 형식주의자 트이냐노프의 영상 실험
,
언어 기호의 의미차원과 도상차원을 동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네오아방가르드의 그림시
,
그리고 죽음의 원인이나 결과
,
혹은 죽음이라는 경계 전후의 대상의 변화가 아니라
,
죽음이라는 사건
,
그 순간 자체를 생래적으로 과거에 준거하고 있는 내러티브라는 역설적 형식을 통해 구상화하려 했던 오베리우 작가들의 부조리 문학 등
,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글들은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네오아방가르드를 관류하는 재현 불가능한 것의 예술적 표상에 대한 지난한 추구의 과정을 혁명을 통한 세계 창조의 의지라는 시대의 논리 가운데서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