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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제6편: 금광·탄광으로 명성 떨친 동토··· 이젠 쇠락의 그림자만 [극동시베리아 콜리마대로를 가다]

[세계일보, 2018.11.03]

 



금광·탄광으로 명성 떨친 동토··· 이젠 쇠락의 그림자만 [극동시베리아 콜리마대로를 가다]


 

서울을 출발한 지 6일째얼어붙었던 도로가 녹으면서 질펀해진 콜리마대로를 하루에 400㎞ 이상 달려왔다우스트-네라에서 수수만으로 가는 길은 비까지 내려 자동차가 심하게 흔들렸다콜리마대로 탐사단 일행은 답사하는 도시마다 현지 관계자들과 세미나가 예정돼 있어 매일 밤늦도록 열띤 토론을 벌였다애초 계획엔 수수만을 그냥 지나치기로 했으나 이동 거리와 시간상 하룻밤 묵지 않을 수 없었다저녁 무렵 수수만에 도착했을 때 쇠퇴하는 도시를 찾은 기진맥진한 우리 탐사단을 이곳 아이들이 신기하게 바라봤다.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영업 중인 식당이 없었다어쩔 수 없이 현지 신문 ‘고르냐크 세베라’ 소속 기자의 개인 아파트에서 허기를 채웠다. ‘고르냐크 세베라1939년에 창간돼 광업을 대변하는마가단주 서부지역의 자존심이었다에스키모(이누이트)인으로 수수만에 살고 있는 이 기자는 수수만에 대한 기사를 매주 송출하면서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였다수수만은 너무 춥고(연평균 기온이 섭씨 영하 15채굴의 경제적 가치가 다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이주를 독려하면서 초래하는 주민들의 생활고와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개보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공공 인프라노년층이 많은 인구 구성어차피 언젠가는 떠나야하는 유년 세대 문제 등을 현지 주민의 입을 통해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수수만을 찾은 또 다른 이유는 이곳에서 발굴되고 있는 매머드 화석의 존재였다. 2007년 ‘러시아자연사박물관’전, 2012년 ‘러시아야쿠트맘모스전’이 서울에서 열려 러시아 매머드는 생소하지 않다수수만의 키르길랴흐강 하구에서 온전한 상태의 매머드 사체가 1977년 우연히 발견됐다흠집 하나 없는 몸통을 4만년이나 그대로 간직한 생후 6개월 난 새끼 매머드 ‘디마’는 과학자들에게는 경이로운 선물이었다씹던 풀이 소화도 되기 전에 냉동된 아기 매머드 디마 이야기는 영화문학노래의 소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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