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비슷한 러시아…'사회보장제 미비가 원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는 언제일까. 통계에 따르면 20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국민들은 행복한 젊은 시절을 보낸 뒤 한창 일할 시기인 30~50대에 행복도가 조금씩 하락한다. 노년에 들어서면 행복도는 더 내려앉고, 특히 60대에서 70대로 들어서면서는 추락한다
세계 주요국들은 다른 흐름을 보인다. 행복한 젊은 시절을 보낸 뒤 30~50대에 행복도가 하락하는 것까지는 우리나라와 같다. 하지만 그 이후는 극명하게 다르다. 이들은 노년에 들어서면서 다시 행복해진다. 60대보다 70대가, 70대보다 80대가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노년은 생애 가장 행복한 시기다.
◇노인들이 행복한 나라
지난 2014년 브루킹스연구소가 갤럽 국제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나이에 따른 행복도는 U자형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독일 국민들은 행복한 10~20대를 보낸 뒤 30~40대를 거치며 불행해지다가 50~70대에 다시 행복해진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세계 주요국 노인들은 더이상 일하지 않으면서도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한다.
독일 전문가로 꼽히는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는 “독일은 선진적인 사회보장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라면서 “국민의 95%가 연금 혜택을 받고 있으며 기존에 벌던 연봉의 50% 가량을 연금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제외하면 노인 대다수가 형편없는 연금을 받고 있다”면서 “이게 행복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차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노년에 대해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염 교수는 “미국은 연금도 우리보다 잘 돼 있고, 일을 하면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사회”라면서 “우리는 평생 일해도 번듯하게 재산을 일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 은퇴 뒤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낮아진다”고 전했다.
◇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