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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영화제 및 시민문화강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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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연구소(소장 표상용 노어과 교수)2023112()에서 115()까지 나흘 동안 중구 정동 소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러시아영화제 및 시민문화강좌를 개최했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제18회 인문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영화제에서 러시아연구소 이지연 교수는 러시아 영화의 소리주제로 총 4강의 러시아 문화예술 강좌를 진행했다.

이지연 교수는 강연을 통해 소련의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무성영화 <새로운 바빌론>(1929)의 음악으로부터 유작이 된 <목요일에 마지막으로>(1977)에 이르기까지 38편의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만화영화와 대중적 상업 영화까지 아우르는 그의 활발한 영화음악 작업은 때로 소련의 억압 속에서 체제에 대한 내면의 저항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음악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했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의 영화음악에 대한 열정과 영화언어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생각해본다면 숨겨진 반체제인사라는 그에 대한 지극히 상투적인 모순 형용은 그의 음악이 분열적이며 정치적 냉소로 가득하다는 평가만큼이나 소련 지식인의 삶에 대한 오만하고 섣부른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사례는 형식주의자라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나 경계인의 삶을 살았던 러시아 네오아방가르드 음악의 대표자 알프레트 슈니트케(1934~1998)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영화는 소련에서의 삶을 이어가기 위한 대안적 선택이 아닌 자신의 전위적 음악 실험을 위한 최첨단의, 최적의 미디어였다고 말했다.

더욱이 무성영화의 움직이는 이미지를 소리로 사유하려 했던 프로코피예프, 공감각 기계와도 같은 기상천외한 악기로 볼 수 없는 우주를 영화에 담아낸 예두아르트 아르테미예프(1937~2022), 음열주의와 대중음악을 파격적으로 오가며 1970년대 소련 지식인의 분열적 삶을 음악으로 들려준 슈니트케에게 영화는 오히려 창작의 자유와 새로운 가능성으로 충만한 헤테로토피아였다고 강조했다.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한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총 4회 영화상영과 총 4회 대중강연에 티켓 구매자 약 400명을 포함해 연인원 약 500명이 행사에 참석해 국내에도 러시아영화 매니아 층이 매우 두텁다는 사실을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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