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구소(소장 표상용 노어과 교수)는 2023년 10월 11일(수) 17시부터 19시까지 약 두 시간에 걸쳐 서울캠퍼스 국제관 113호에서 이석배 전(前) 러시아 대사를 모시고 초청강연회를 개최했다. 인문한국(HK+ II) 지역인문학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에서 이석배 대사는 “러시아, 한국, 그리고 세계: 안팎의 시선”이라는 큰 주제 하에 “제국 러시아의 이해”라는 세부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세 번의 공관장 경험과 더불어 30년 넘게 외교관으로서 현장에서 러시아를 지켜본 이석배 대사는 러시아의 다양한 모습을 본인의 경험과 연결해 설명했다. 강의 전반에 걸쳐 이석배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한러관계가 정상궤도를 벗어나 악화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강연 중에 이석배 대사는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 국제사회가 적절하게 예측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러시아가 왜 서구 질서를 거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역사적 이유와 제도적 부재의 원인을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가 갖고 있는 지리적, 지정학 위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과거에도 현재 오늘날에도 러시아에는 유럽에 대한 모순된 인식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즉 러시아는 서방에 대해 경외와 증오, 부러움과 경멸, 열등감과 우월감이 혼재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유럽은 ‘극복의 대상’인 동시에 러시아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고 주장했다.
강연 내내 시종일관 부드러운 언조로 러시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이석배 대사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러시아가 잘못한 점도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우리나라 국익에 매우 중요한 국가인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