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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내년 대선 앞 반대 여론 재우고 분위기 띄우고…푸틴의 ‘20년 권좌’ 길닦기 (장세호 HK연구교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6(현지시간내년 318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푸틴이 네 번째 임기를 맡는다면 20년간 권좌에 머무르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실제 러시아에서는 그를 역사적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착실하고 꼼꼼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지난 9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은 지방의회 선거에서 압승했다당국은 경쟁이 있는 선거의 모양새를 갖추거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보다 물리적 압승을 우선시했다투표율은 사상 최저였다. ‘이변을 원천봉쇄해 푸틴의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작은 불안요소도 제거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국은 절차적 투명성’ 확보에도 집중했다이는 2011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부른 총선 부정선거 의혹 이후 절차적 정당성이 푸틴 체제의 가장 취약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또 모스크바에서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 후보 다수가 당선된 것은 대도시 내 반푸틴·반체제 유권자의 실체를 증명한다이 저항적 유권자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가 새 과제로 남았다.

 

올가을 주지사가 사상 최대 규모로 교체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무려 주지사 20명이 해임되고 권한대행이 임명됐다해임된 주지사들은 대부분 거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거나 여당과 주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역이다인기 없는 주지사를 교체해 불만과 반체제 여론을 완화시키고 분위기를 쇄신하려 한 것이다.

 

새 주지사들은 푸틴 4기를 위한 진용이다대체로 지역을 연고로 경력을 일궈온 거물 정치인 대신 해당 지역 연고가 없는 연방정부 출신의 젊은 기술관료들이 주지사로 선택됐다지방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앙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크세니야 솝차크의 뜻밖의 대선 출마 선언은 어떻게 봐야 할까.

 

솝차크는 푸틴의 정치적 스승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초대 민선 시장 아나톨리 솝차크의 딸이다명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교를 나와 인기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로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솝차크는 자유분방한 신세대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에서 2011~2012년 반푸틴 시위 주도를 계기로 재야 정치인으로 부상했다지난 10월 중순 모두에게 반대하는 후보를 슬로건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러시아 집권세력은 푸틴 대세론의 작은 흠결도 용납할 수 없지만 투표율이 너무 낮아 승리가 퇴색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대선 흥미를 돋워줄 후보자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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