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최 '2025 코라시아 포럼'
참전으로 북한과 혈맹 관계 맺었지만
러시아가 바라는 건 비서방 국가 연대
한국과 경제 교류 통한 경제 번영 기대
김선래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교수가 우크라이나전 종전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러시아와의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북극항로, 러시아와의 고위급 대화 채널 회복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일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격랑의 세계,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연 '2025 코라시아 포럼'에서 "러시아가 남북한 신뢰를 중재하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로 떠올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 이후,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으로 러시아와 혈맹관계를 맺게 됐다. 향후에도 3만~5만 명 군사를 더 파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의 외교적 관심은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비서방 국가들과의 연대'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최근 러시아 외교 정책의 근본 기조는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 종식과, 러시아가 비서방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취약해진 만큼, 비서방권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싶어한다"면서 "북한과는 안보 문제를 협력하면서 동시에 한국과는 경제교류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싶어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때문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남북한 통일에 대한 논의가 종식된 지 오래"라면서 "러시아도 (한국의)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러한 러시아의 외교 기조 변화가 한국에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러 밀착이 한국에는 위기라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러시아가 남북한 간 깨진 신뢰를 중재하고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인 만큼 러시아와의 건설적 협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며, 활용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북극항로를 제시했다. 러시아 북부를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는 항로로, 이 항로를 통하면 이동 거리가 인도양을 지나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항로 대비 3분의 2로 단축된다. 정부는 북극항로의 거점항구를 부산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북극항로가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적 이득을 줄 가능성은 없지만, 대러 관계에서 중요한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 한국과 러시아 간의 고위급 채널을 포함한 인적 교류가 모두 단절된 상태인데, 인적 교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건설적 협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013090000016

